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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그네

농담학회 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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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그네』(Die Winterreise) D. 911은 빌헬름 뮐러의 시집 『겨울 여행』(Die Winterreise)에 실린 시 스물네편에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가 곡을 붙여 만든 연가곡집(Liederkreis)이다. 전체적으로 단조의 음울한 분위기이며, 사랑을 잃고 방랑하는 나그네의 모습을 음악으로 형상화하였다.

슈베르트는 이전에도(1823년) 뮐러의 시에 곡을 붙인 연가곡집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Die Schöne Müllerin) D. 795를 작곡한 바 있다. 이후 1827년 2월에 겨울 나그네의 첫 열두 곡을 작곡하였고 뒤이어 같은 해 10월에 나머지 열두 곡을 완성하였다. 전체 곡을 슈베르트 생전에 출판하였지만, 죽기 직전까지도 계속해서 곡을 수정하였다고 한다. 이 곡은 슈베르트 사후 1828년 1월에 제1부가 빈 악우협회에서 초연되었으며, 전체 초연일은 불분명하다.

줄거리

  1. Gute Nacht (안녕히) : “나 나그네로 왔다가 나그네로 떠나가네…”(Fremd bin ich eingezogen, Fremd zieh' ich wieder aus)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목적지도 없이 떠나야 하는 나그네의 심정을 회상하는듯 잔잔한 멜로디에 실어 노래한다. 그러나 나그네가 떠나온 사랑은 되돌릴 수 없어 문에 작별의 인사를 새긴 채 방랑의 길을 계속해야 한다.
  2. Die Wetterfahne (풍향계) : 1곡과 달리 여인에게 차인 뒤의 격정적인 마음을 나타내듯 멜로디도 동요한다. 차가운 겨울 바람이 마당 구석에 놓인 풍향계를 흔들어대는듯 멜로디도 건반을 위아래로 분주하게 오간다.
  3. Gefror'ne Thränen (얼어붙은 눈물) : 사랑을 잃은 남자의 눈가에 몰아치는 쓰나미를 리드미컬한 피아노 전주로 나타내며 곡이 시작된다. 곡이 진행될수록 감정이 격해지고 반주도 이를 따라 더욱 커진다. 전체적인 곡의 분위기는 2곡보다는 차분하다.
  4. Erstarrung (동결) : 보다 격정적인 멜로디로 사랑이 넘치는 한때를 추억한다. 사랑하는 이와 단란한 한때를 보낸 아름다운 들판은 북풍에 꽁꽁 얼어붙어 흔적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사랑하는 이의 모습은 내 가슴에 아로새겨져 얼어붙었다.
  5. Der Lindenbaum (보리수) : 따뜻한 계절을 그리듯 곡조가 장조로 바뀌고 사랑하는 그녀와 사랑을 속삭이던 보리수 나무 그늘을 떠올린다. 보리수 아래에는 그녀와의 사랑이, 그리고 휴식이 있지만 손짓하는 보리수 가지를 뒤로 한 채 나그네는 떠나야 한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에 불어닥치는 방랑의 시간 끝에 다시 찾아온 보리수.“그리고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네, ‘자네 안식을 여기서 찾을텐데’.”(Und immer hör' ich's rauschen, “Du fändest Ruhe dort”.)
    이 곡은 이 가곡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이라 해도 모자람이 없을 터이며, 단독으로 공연되는 일도 많다.
  6. Wasserflut (홍수) : 눈에서 쓰나미가 나다 못해 눈물이 넘쳐 흘러 비통하다. 넘쳐 흐르는 눈물은 눈 녹은 물과 함께 시냇가로 흘러가 사랑하는 그이의 집에 닿기를 바란다. 나그네의 쓸쓸한 마음을 나타내는 듯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반주가 더욱 외롭다.
  7. Auf dem Flusse (냇가에서) : 나그네의 무거운 발걸음을 나타내는 듯 스타카토로 타박타박 끊어지는 반주. 나그네는 차갑게 얼어붙은 냇가에서 자신의 마음을 투영한다. 얼어붙은 시내 밑을 흐르는 물처럼 나그네의 차가운 마음 안에는 아직도 사랑이 흐르고 있다. 음역이 넓어 나그네의 요동치는 감정이 잘 드러난다.
  8. Rückblick (회상) : 멜로디가 급박하게 걸어가는 발소리 같다. 차가운 눈밭을 걸어서 마을을 떠나는 나그네의 발밑은 뜨겁다. 멜로디가 잠시 부드러워지고 나그네는 사랑을 속삭이던 봄의 마을을 떠올려 보지만 까마귀는 나그네를 차갑게 바라본다. 다시 한 번만 사랑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싶지만 나그네는 길을 떠난다.
  9. Irrlicht (도깨비불) : 피아노가 어둡고 고요한 숲 속을 연주한다. 나그네는 도깨비불에 홀려 길을 잃었다. 어둠 중에 홀려 길을 잃은 것도, 불꽃처럼 아름답던 사랑도, 모두 귀신의 장난이던가. 그러나 나그네는 방황에 익숙하다. “시냇물이 바다로 흘러들듯이, 모든 슬픔도 무덤으로 갈 터이지.”(jeder Strom wird's Meer gewinnen, jedes Leiden auch sein Grab.) 나그네의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멜로디. 나그네의 사랑은 전쟁같은 사랑이었을지 모른다.
  10. Rast (휴식) : 비좁은 오두막에서 잠깐 몸을 누인다. 몸은 편안하지만 나그네의 사지는 상처는 지지는 듯 아프고 마음의 상처 또한 고통스럽다. 차라리 걸을 때에는 이 고통을 잊을 수나 있으련만.
  11. Frühlingstraum (봄꿈) : 건반 위의 음표가 사뿐사뿐 날아가는 가운데 나그네는 예쁜 꽃이 피고 녹음이 우거진 봄, 그 봄에 불태웠던 아름다운 소녀와의 사랑을 떠올린다. 그러나 수탉이 울고 눈을 뜨면 차가운 겨울날의 현실을 마주할 뿐이다. 다시 꿈 속으로 돌아가려 눈을 감아 보지만 나그네의 몸짓은 부질없다. 현실의 반주도 차가울 뿐, 가차없이 나그네를 현실로 밀어낸다.
  12. Einsamkeit (고독) : 차분한 멜로디. 길 위의 나그네는 찬 바람이 부는 여로에 서서 기쁨과 밝음으로 가득 찬 세상에 홀로 어둡고 괴로움을 되려 차분하게 노래한다.
  13. Die Post (우편마차) : 경쾌한 말발굽 소리와 함께 마을에는 포스트호른의 소리가 울린다. 나그네는 잔뜩 기대를 품었지만 우편마차는 나그네에게 아무 것도 가져다 주지 않았다. 그녀에게서 소식을 듣는 것이 헛된 희망임을 알고 있는 나그네. 집으로 되돌아가는 나그네의 발걸음은 무겁다.
  14. Der greise Kopf (백발)
  15. Die Krähe (까마귀)
  16. Letzte Hoffnung (마지막 희망)
  17. Im Dorfe (마을에서)
  18. Der stürmische Morgen (폭풍의 아침)
  19. Täuschung (환상)
  20. Der Wegweiser (이정표)
  21. Das Wirtshaus (여관)
  22. Mut! (용기!)
  23. Die Nebensonnen (환상의 태양)
  24. Der Leiermann (거리의 악사)

시집과 연가곡집의 순서

뮐러의 시집에 실린 시의 순서와 슈베르트의 가곡집에 실린 곡의 순서가 다르다.[1] 이는 슈베르트가 음악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임의로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시집과의 비교를 위해 다음과 같이 순서의 변경을 밝힌다.

뮐러의 순서 제목 슈베르트의 순서
1 Gute Nacht 1
2 Die Wetterfahne 2
3 Gefror'ne Thränen 3
4 Erstarrung 4
5 Der Lindenbaum 5
6 Die Post 13
7 Wasserflut 6
8 Auf dem Flusse 7
9 Rückblick 8
10 Der griese Kopf 14
11 Die Krähe 15
12 Letze Hoffnung 16
13 Im Dorfe 17
14 Der stürmische Morgen 18
15 Täuschung 19
16 Der Wegweiser 20
17 Das Wirtshaus 21
18 Irrlicht 9
19 Rast 10
20 Die Nebensonnen 23
21 Frühlingstraum 11
22 Einsamkeit 12
23 Mut! 22
24 Der Leiermann 24

레코딩

많은 음반이 있으나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의 여러 레코딩이 ‘교과서적 명연’으로 꼽힌다. 피셔디스카우 이전 최고의 가곡 가수로 꼽힌 한스 호터와 제럴드 무어의 레코딩도 명연이다.

각주

  1. 김서영.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와 ‘겨울나그네’에 관한 비교연구」. 원광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5년, p.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