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낚시역명
농담학회 전서
도시철도 역명에 표기된 장소가 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초행자들을 낚는 경우, 도시철도 낚시역명이라 한다.
역 개업시 주위에 마땅한 랜드마크가 없을 경우, 먼 곳의 시설이라도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이 역명 변경이나 부역명·병기역명 표기를 통해 혼란을 막는다. 선의의 낚시라고 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외부의 압력에 의해, 가까운 곳의 지명이나 시설명을 역명에 쓰지 못하는 경우이다. 이는 서울 지하철 3·4호선의 개통 이후부터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는 서울특별시 도시철도조례에 의해 서울 지하철 구간에서의 역명 낚시를 막고 있으나, 다른 영업주체는 이와 같은 기준을 마련하지 못해 여전히 역명 낚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개통된 노선의 낚시역명은 대부분 이해관계가 얽힌 일종의 핌피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전국의 낚시역명은 다음과 같다.
- 서울 2호선 신촌역 (지하) : 경의선 신촌역과 혼동의 소지가 있으나, 개업시 경의선 전철화를 염두에 둘 수 없었기에 현재는 지하 신촌역으로 안내한다.
- 서울 2호선 서울대입구역 (관악구청) : 개통 당시 별다른 랜드마크가 없어 2km 이상 떨어진 서울대학교의 이름을 쓰게 됨. 현재는 인근의 지명이 「입구역」이 되어 별 문제는 되지 않는 듯.
- 서울 4호선 총신대입구역 (이수) : 이수역은 환승역으로, 4호선 개통시 역명은 「이수」, 이후 「총신대입구」로 개명하였다가 7호선 개통에 맞추어 「이수」로 다시 개명했다. 다만 이후 총신대 측에서 서울시 측에 소송을 걸어버려, 역명을 억지로 「총신대입구(이수)」로 바꾸었다. 다만, 7호선 역은 여전히 「이수」. 사실 총신대는 인근의 7호선 남성역에서 더 가깝다.
- 서울 4호선 숙대입구역 (갈월) : 숙명여대는 1호선 남영역에서 더 가깝다. 역은 갈월동과 남영동에 걸쳐 있으며, 숙명여대는 청파동에 있다.
- 수도권 1호선 신창(순천향대)역 (한국폴리텍IV대학) : 정식 역명은 좌술한 바와 같다. 개업시 예정 역명은 「신창역 (한국폴리텍IV대학)」이었으나, 순천향대 측이 국토해양부에 떼쓰기 신공을 씀에 따라 개업 직전에 병기역명에 대학명을 넣는 데 성공. 문제는 신창역에서 순천향대가 2km 이상 떨어져 있으며, 서울대의 경우처럼 대중교통 연계가 원활한 것도 아니라는 사실. 반면 한국폴리텍IV대학은 역에서 내리면 바로 보인다.
- 수도권 4호선 신길온천역 : 온천 개발 예정지였으나 계획이 취소되고, 역명만 덩그러니 남았다. 실제로 신길온천역에 가면 “우리 역에는 온천이 없습니다”라는 안내가 붙어있다고.
- 대구 1호선 신천역 (경북대학교) : 걸음이 느리다면 정문까지 도보 30분 소요. 평일 아침에만 셔틀버스가 운행하지만, 이미 경산과 시지에서 만석으로 채워오는 경우가 많다.
- 대구 2호선 대공원역 : 대공원 예정지인데 이름을 미리 붙여버렸다. 실제로 내리면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처럼 아무것도 없다.
- 대전 1호선 월평역 (카이스트) : 신천역과 비슷한 수준. 다만 월평역에서 카이스트를 가기 위해서는 갑천을 건너야 한다는 점이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평일 낮에는 셔틀버스가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지만...
지역명을 붙였으나 혼란을 주는 경우도 있다.
역명에 자기 학교 이름을 넣으려다 망신만 당한 경우도 있다.
- 서울 9호선 흑석역 : 중앙대학교 측에서 흑석역 역명에 교명을 넣으려고 애썼으나, 홈페이지 도배와 말도 안 되는 떼쓰기 신공으로 여론이 매우 좋지 않았다. 여론에 부응하여, 서울시에서 역명을 흑석으로 확정하고 병기역명과 부기역명을 허용하지 않음에 따라 중대측은 망신만 당하고 끝났다.
반면, 대학 역명 사용의 모범례로는 다음과 같은 경우가 있다.
